서울역의 밤과 추석, 그 쓸쓸하고도 설레는 풍경

이번 주는 유난히 기다려졌던 추석 연휴가 있는 주다. 달력을 보면 마음이 먼저 고향 앞으로, 혹은 며칠간의 휴식 속으로 달려가지만, 정작 거리를 채우는 공기는 여전히 가을이라기엔 묘하게 후덥지근하다.
퇴근길에 문득 고개를 들어 서울역 광장을 내려다보았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구서울역사의 고풍스러운 불빛 위로 현대적인 빌딩들의 차가운 조명이 겹쳐진다. 그 야경 속에는 명절을 앞둔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누군가는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를 기다리고, 누군가는 지친 몸을 이끌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스쳐 지나간다.
명절이라는 단어가 주는 따뜻함과, 대도시의 밤이 가진 묘한 쓸쓸함이 공존하는 풍경이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무언가를 채우려 애쓰기보다, 그냥 흘러가는 이 밤의 공기와 가슴 한켠이 아스라이 차오르는 느낌을 그대로 담아두고 싶어진다.
이번 연휴에는 잠시 숨을 고르며 나만의 속도로 시간을 보내봐야겠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혹은 그리운 이의 품에서 따뜻하고 평안한 명절을 보낼 수 있기를 조용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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